주체적인 UX 리뷰를 위한 우리의 자세

2021.10.14

라인웍스 UX 그룹은 UX 팀 리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회사 내 UX 팀처럼 초기 설계부터 최종 디자인 단계까지 크고 작은 UX 피드백을 반복하지만, 라인웍스 UX 팀 리뷰의 핵심은 그룹 리드를 중심으로 결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각 이슈의 UX 작업 담당자가 곧 소통 책임자가 되고, 리드 및 팀원 모두 작업 담당자의 의견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결정합니다.

주체적인 리뷰 문화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3분기에는 리뷰방식 개선에 집중했습니다. 기존에 여러 협업 공간에 분산되었던 의견들을 한 공간에 모아 관리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 형태의 리뷰 템플릿을 만들어 사용 중입니다. (해당 템플릿은 4분기 동안 사용해본 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ㅎ) 다만, 개선된 리뷰 템플릿과 앞으로 개선될 방식들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피드백에 대한 우선순위를 리뷰이(작업자) 스스로 결정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본질적으로 UX 팀에게 필요한 것을 고민했고, 리뷰 보다 리뷰 을 먼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주체적인 UX 리뷰 틀을 갖추기 위해 리뷰이로서 어떤 자세를 기억해두면 좋을지 공유해 드립니다. 평소 리뷰를 주고받을 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거나, 리뷰회의 때 자신감이 낮았던 적이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대화의 주인이 필요해!

Google Chat 대화 중..

할 일이 많은 B는 급한 일을 해결하느라 당장 확인하지 못하고 미룹니다.
A는 B의 답변이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을요. A는 망설이다가 몇 일이 지나서야 B에게 진행 상황을 물어봅니다. 혹은 A와 B 모두에게 이 대화가 잊힙니다.

사실 저희에게 자주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이 때 대화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과연 주인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주인이 존재하는 대화라면 적어도 잊히지 않고 계속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합니다.
주인이 대화를 마칠 때까지 서로의 생각, 고민, 질문이 끊임없이 오고 가야 합니다.
평소에 ‘진행상황 파악이 잘 안 되네…’라고 느꼈던 이유도 대화의 주인과 그 역할이 부재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는 작업물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리뷰를 주고받고 있는데도 왜 주인 없는 소통이 생길까요?

어떻게 해야 우리는 주체적인 ‘대화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요?


1. “그대가 해주세요”를 피하자

1. 이렇게 시안 몇 개 해봤는데 어떤지 리뷰해주세요.
2. 요청하신 거 다 반영했으니 리뷰해주세요.
3. 이게 맞나요? 저게 맞나요? 어떤 게 좋을까요?

이처럼 처음부터 상대방의 생각이 우선인 요청을 하는 순간, 대화의 주인은 없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먼저 대화를 시작한 리뷰이가 책임지고 대화를 끝낼 줄 알아야 합니다.
A와 B의 상황을 되짚어보면, 리뷰어 B가 대화의 주인이 되어 이끌어 나가기엔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만약 예시처럼 요청하고 싶다면, 이미 자신의 생각과 고민이 리뷰어와 공유되어 있어야 합니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작업물의 결정권은 우선적으로 나에게 있습니다.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사용자 관점에서 설득력 있는 생각을 말해준다면, 충분히 반영될 수 있습니다. 즉, 작업 담당자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죠.

2. 리뷰어를 생각하자

리뷰를 요청하기 전에 아래 생각도 팀원에게 공유될 수 있을지 한 번 더 검토해 봅시다.

1. 어떤 부분을 무슨 목적으로 리뷰받고 싶나요?
2. 이렇게 작업한 의도는 무엇인가요?
3. 어떤 부분을 무슨 이유로 제안하고 싶은가요?
4. 어떤 부분이 잘 안 풀려서 고민중인가요?
5.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이 질문은 곧 디자인 리뷰를 요청받은 팀원의 머릿속일 것입니다.
리뷰어는 작업자만큼 깊게 고민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전달받은 결과물이 낯설어서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의문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왜 이렇게 만들었지? 하며 작업자의 의도가 꼬리물기식으로 매우 궁금할 겁니다. 그러니 작업자의 생각이 불분명하다면, 결과물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리뷰의 양과 부담이 커져 정확한 리뷰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최소한 위 생각들이 반영되지 않은 작업물이라면, 다시 정리해서 리뷰 요청을 하는 게 좋습니다.

3. 툭툭- 자주 얘기하자

그렇다고 리뷰를 요청할 때마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각 정리가 오래 걸린다면, 어떤 부분이 오래 걸리는지 팀원에게 망설이지 말고 툭툭- 고민을 얘기해주세요. (지나가다가 툭툭, 밥먹다가 툭툭, 챗으로 툭툭)
리뷰와 리뷰 사이에 나누는 소소한 대화들에서 새롭게 논의될 이슈가 나올 수도 있고, 리뷰어에게 최종적으로 어떤 생각을 공유할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4. 자기 생각표현을 하자

리뷰 중에는 상대가 아닌 내가 주체가 되어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 ~한 이유로 지금 단계에서는 이런 구조가 맞다고 판단했어요.
・ 그 부분도 시도해봤으나 ~한 이유로 제가 제안드린 방식을 더 논의해보면 좋겠어요.
・ OO님 생각도 좋네요! 그럼 이렇게 진행해보는 건 어떠세요?
・ OO님 의견에 정말 동의해요. 그 부분은 한번 더 고려해보고 반영하겠습니다.

디자인은 대부분 시각적 결과물로 도출되기 때문에 여러 포지션에서 다양한 의견과 주관적인 평가를 받을 때가 많습니다. 잘 경청하고 반영하되, 가끔은 흔들리지 않는 뚝심도 필요합니다.
내가 작업한 디자인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 자신감 있게 의견을 전달할수록 상대방은 그 작업물을 신뢰하게 될 것입니다. 설득 방향이 틀리더라도 괜찮아요! 함께 바로 잡으면 됩니다.
담당자가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작업물은 다양한 팀원들 목소리에 둘러싸여 결국 저-기 에베레스트산으로 갈 수도 있어요. (이걸 사용자가 사용한다고 생각해보자구요. 아찔하죠. 😖 )

5. 이유 있는 자신감을 높이자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저 나의 뚝심을 지키기 위해 자기생각을 강조하면 자칫 논리없는 디자인이 될 수 있어요. 제품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려면 이유있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화면 구성에 사용자 관점의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공식적인 이슈가 아니더라도 사용자 행동패턴을 계속 조사하고, 제품 비즈니스와 제품 도메인을 이해하고, 작업물에 대해 스스로 꼬리물기식 질문을 하며 피드백을 해야 합니다. (너무 원론적인 얘기이지만 이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합니다. 현재 내 기분이 어떤지, 작업에 대한 자신감은 어떤지 곰곰이 들여다보고 팀원에게 툭툭- 공유해주세요. 솔직한 고민, 생각들이 오고 가야 문제는 명확해지고 빠르게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알고 있지만, 한번 더 기억하자

이번 글은 UX그룹의 리뷰 틀을 만들기 위해 기억해야 할 자세이자, 저의 회고이기도 합니다.
디자이너로서 가장 기본이면서도 실행하기 어려운 자세라 이번 기회에 공식적으로 정리해서 잊지 않고 연습하려 합니다. 같이 동참해주세요!
곧 사용자들이 저희 제품을 실사용하면서 사용자 리뷰를 쏟아지게 받을 날이 올 때, 이 글에서 언급한 자세가 왜 필요한지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우리는 각자 맡은 크고 작은 업무에 있어 담당자이므로, 주체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작업물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맡은 책임감이 부담되고 어려울 수 있지만, 자신감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Kwon Youngji

Product Designer

Kwon Youngji